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 코너 우드먼.

207313284
코너우드먼이란 녀석은,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고 있던 돈을 모두 모아 세계일주를 떠난다. 아프리카에서 인도를 지나 중국을 거쳐 타이완을 찍고 일본을 돌아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는 루트에서, 그는 낙타, 말, 옥, 서핑보드, 와인, 차를 한 곳에서 사다가 다른 곳에서 팔면서 돈을 벌었다. 주로 중간거래를 생략하고 자신이 직접 산지까지 가서 싼 가격에 물건을 사다가 다른 나라의 번화가 시장에다가 가져다 파는 방법을 썼다. 결론적으로 고생은 좀 했지만 여러나라를 거치며 견문을 넓히고, 직접 무역도 해보면서 돈도 번데다가 이걸로 책 써서 돈벌고 다큐멘터리 찍어서 돈을 벌었으니 아주 훌륭한 성과를 냈다.

 

이 작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좋은 직장에 있었고, 좋은 인맥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주요한 도움을 얻는 친구들이 있었고, 무역공사니 은행이니 신문이니 정보를 취합하는 요직에 언제든 연락하면 도와주는 은사들이 있었다. 무모해보이는 짓이었지만 사실 무모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정도 인맥을 가지고 교육을 받고 자산이 있다면, 누구나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였던 셈이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돌아보면, 사실 무일푼에서 정말 맨주먹으로 성공하는 신화는 없다. 다들 이야기를 안하지만, 그 뒤에는 든든한 부모, 직업적인 인맥, 모아둔 돈. 여러가지가 항상 백업이 있다. 그 사람들이 책으로 펴낼 때 보이는 멋있는 면만 믿고 바로 따라해서는 망한다. 그들이 쓰지 않은 그들의 뒷면이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내고, 나에게는 어느 정도의 백업이 있는지를 살핀다음에 나에게 맞춰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나라면, 이런 프로젝트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각 나라에 있는 친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쨌든 아직도 지구상에 사업기회는 많이 있다는 건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느꼈다. 좋은 가치를 가진 제품을 그것을 모르는 사람에게 전달할 때 사업의 기회가 생긴다. 지구는 인터넷으로 이어져 옛날보다는 훨씬 더 빠르게 교류하지만 아직도 세상은 너무나 넓다. 주변을 잘 관찰한다면, 사업기회는 아직도 정말로 많이 있다.

사마천. 사기

f0836b503

사기는 정말로 좋은 책이다. 중국 하 은 주 시대가 끝난 시점, 중국 춘추 전국 시대부터 진나라를 거쳐 유방과 항우의 이야기를 지나 한나라 무제까지의 이야기를, 유명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들여다보며 인생이 어떤 것인가 생각하게 해준다. 좋은 점은, 한 사건을 한 번에 서술하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인물 중심으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한 사건을 여러번 각자의 입장에서 들여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기전체라고 하던데, 훨씬더 박진감이 있고 몰입감을 주면서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든다.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그린 만화지만, 만화책으로 워낙 잘 녹여놔서 흠뻑 빠져들어 읽었다.

두 가지를 느꼈는데, 하나는 사람에 관한 것, 또 하나는 돈(혹은 권력)에 관한 것이다. 사람의 인생은 어찌될 지 모른다. 오자서를 비롯해서 유방, 한신까지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수많은 위인들의 인생은 파란 만장하다. 배신자로 몰려 죽을 위기에까지 몰렸다가도 다른 나라에 가서 재상이 되어 복수를 한다. 평민 출신에 내세울 것 없던 사람이 나라를 통일하고 후세에 남는 위대한 왕조를 시작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수 많은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정말,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다. 내 인생도 어찌될 지 모르며, 남의 인생도 어찌될 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낙담할 필요가 별로 없다. 인생은 길게 보고, 주위에 좋은 사람들을 남겨둘 수 있다면 언제든 재기의 기회는 온다.

돈과 권력을 제대로 쓰기가 매우 어렵다. 진시황 뒤를 이은 희대의 간신 조고를 비롯해 한 고조의 뒤를 이은 여태후. 돈과 권력에 맛들리면 나라를 망칠 뿐더러 자기 주변의 인물들까지 싸그리 화를 입힌다. 그나마 자신의 부를 주위 사람에게 나누어준 전국시대 사공자들을 보면, 돈과 권력을 잡을 수록 나눌 줄 알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아니면 나만 죽는 게 아니라, 내 가족, 내 주변 사람, 평소 나를 싫어하는 사람 모두모두 죽는다. 굉장히 불행하게 될 수 밖에 없으니, 그나마 살아서 천수라도 누리고 싶다면 내 것을 남에게 위임할 줄 알아야한다. 굽힐 줄 알아야한다.

몇 번이나 더 읽어서 인생에 어려울 때마다 엿보고 내 삶의 이정표로 삼을 만한, 정말 최고의 고전이다.

사피엔스

25e12584258925e1258525a125e12584259125e1258525b525e12584258b25e1258525a625e1258625ab25e12584258925e1258525b3

 

2016년 현재, 지구상에 가장 강력한 종족은 인류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옛날 출현한 호모사피엔스가 수많은 경쟁상대를 물리치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사피엔스만의 특별한 능력들 때문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건 아마도 상상력일 것이다. 지금 주위를 둘러보면 실체가 없는 것들이 많다. 국가라는 것은 허구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있고, 국가가 있다고 믿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실체는 없다. 사람들이 국가가 있다고 서로 믿고 있을 뿐이다. 주식회사나 법인도 그렇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그 실체가 없다. 사무실이 있고, 통장이 있고, 회사원이 있고 심지어 회사원들은 회사에서 월급을 받지만, 회사 그 자체는 이 세상에 없다. 법상에 존재하는 허구의 관념일 뿐이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법인이 있다고 믿고 행동하기 때문에 이 허구의 관념이 사회에서는 전혀 문제없이 작동한다. 이 허구의 관념이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사람들은 국가, 회사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는다. 상상력이 너무 발전한 것이다.

지금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돈. 그리고 자본주의 또한 허구다. 돈 자체라는 것은 없다. 사람들끼리 정의한 개념일뿐이다. 자본주의 또한 종교다. 과학적인 이론들로 뒷받침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그 본질은 종교다. 자본주의의 교리의 중요한 핵심인 ‘사유재산’ 또한 사람들끼리의 약속일뿐이고. 이 개념또한 바뀔 수 있는 것들이다.


이렇게 관념으로 쌓아놓은 사회구조가 돌아갈 수 있는 건, 상상력을 배제한 과학이 뒷받침을 하기 때문이다. 과학은 믿음에 흔들리지 않는다. 관찰, 가설, 증명이라는 싸이클을 통해 근거를 갖춘다. 사람들은 탄탄한 과학이라는 근거위에서 여러가지 상상력의 나래를 펼친다. 놀라운건, 양자역학처럼 과학적 가설이 흔들린 때는 과감히 옛날 가설을 버리고 새로운 가설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여태껏 쌓아놓은 상상력의 나래를 부수고 새로 쌓을 수 있었기 때문에 사피엔스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 미래는 훨씬 더 발전할 것이다. 발전의 속도는 점점 빨라져 이제 최근의 1년은 과거 1000년보다도 변화가 많이 일어난다. 사피엔스의 상상력, 과학과 함께라면 정말 지금은 상상도 못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이다. 사이보그, 인공뇌까지 등장한다면 실체로서의 사피엔스의 정의는 끝나고 허구로서의 사피엔스의 시대가 등장할 수 있다. 싫던 좋던, 온다. 그럼 우리는 거기에 맞추어 또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 것이다. 사피엔스는 항상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말이다.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6000826553_2
‘우리나라는 건국이래 900번 이상의 침략을 받았으며, 이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때문이었다.’


이 말을 들으면 900번 이상의 침략을 받는 동안 몇 번의 침략을 했는지를 보여주지 않아 일방적으로 침략만 받은듯한 느낌을 준다. 우리는 피해를 많이 받았다라는 피해의식이 숨어있다. 우리는 평화롭고자 하는 좋은 사람들인데 주변 사람이 나쁜사람들이다라는 뜻이다. 이 명제는 어려서부터 많이 들어왔으며, 의심없이 참이라 믿어왔다. 과연 그럴까.


일단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언제나 중요했는가. 옛날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그럴 것인가. 그렇지 않다. 임진왜란 이전에는 그렇게 중요한 땅이 아니었다. 청나라는 고구려시대 이후 몇 번의 정벌 실패끝에 정복은 포기하고 조공을 바치면 내버려두는 형태의 느슨한 종속관계를 유지했다. 정말 그렇게 지정학적으로 중요했다면 기를 쓰고 정복해서 청나라의 관리를 보내 직접 통치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런 한반도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해진 것은 일본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한반도를 침략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청나라가 진출할 수 있는 육지의 끝이었고 바다건너 일본은 굳이 정복은 안 해도 되는 상황에서 일본이 조선에 진출하고 청나라의 원군이 조선에서 싸우자, 한반도는 청나라에게는 일본에 대한 방어선으로 중요해졌다. 임진왜란 이후 일제 강점기까지 일본에게는 한반도는 항상 대륙진출을 위한 전진 보급기지로 중요한 의미가 되었다. 그럼 앞으로는? 미사일이 대륙간을 날아다니고 미국과 중국이 세계의 패권을 다투는 요즘에는 우리나라는 옛날처럼 지정학적으로 중요하지가 않다. 일본 남쪽, 동남아 남쪽, 중국과 미국의 이해가 직접 부딪치는 그곳이 지정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주변에는 일본과 중국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북쪽으로는 여진, 만주족, 거란족이 살았고 연해주쪽으로는 러시아가 있었다. 이 사람들을 시야안으로 넣어야 대한민국의 외교사가 눈에 들어온다. 외교란 단순히 양자간 혹은 삼국지처럼 삼자간의 이해관계로만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항상 중국-한국-일본의 프레임에서만 생각하려다보니 우리는 몇가지 관념에 사로잡혀버렸다. 그래서 몇 가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예를 들자면 아관파천 같은 사태에 대해서, 단순히 대원군이 일본이 밉고 무서워서, 그리고 러시아는 우리나라편이라서 러시아 대사관으로 도망치려 했다고 이해하고 있는데 이건 잘못된 거다. 조선을 계속 자기 수중에 넣으려고 했으나 열강의 견제에 막혀 주춤대던 일본이 어떻게든 한반도를 넣기 위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 반면 러시아는 유럽쪽에 신경을 쓰느라 여력이 없어 일단 조선을 독립국으로 유지하되 나중에 힘이 갖춰지면 먹으려고 했었다. 두 나라 모두 우리 편은 아니었다.


역사란 너무 많은 사람들간에 너무 많은 사건들이 이루어진 것들에서 뽑아내 간추린 서사다. 서술이 단순할수록 이해는 쉽다. 하지만 단순할수록 진짜 사정은 옅어진다. 너무 단순하게 서술된 역사에는 의심을 품어야한다.  여러 사례에서 보듯, 사람간의 일은 언제나 그랬지만 복잡하기 때문이다.

먼나라 이웃나라.

어릴 때 먼나라 이웃나라는 참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 다만 그 복잡한 유럽의 역사를 다는 이해하지 못했었다. 동인도 회사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실체를 이해하지 못했으며, 헨리8세가 6번의 결혼을 하고 2명의 와이프는 참수형을 내린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몰랐다. 35살에 다시 읽는 먼나라 이웃나라는 완전히 새로운 책이다. 어릴 때와 달리 나는 지금 결혼을 했고 애가 있으며 돈을 벌고 세금을 내고 투표를 한다. 내가 변했다. 그리고 그 역사는 실감이 난다. 그 인물들이 거기서 그럴 수 밖에 없음을 느낀다. 내가 경험하는 만큼 세상을 더 알게 되는 것 같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우주란 신비하다. 우리가 헤아릴 수 없이 거대하다. 저 별들은 각각의 세계에서 태양 이상급 되는 존재다. 지구와 같은 행성들은 지구에 사는 우리 눈으로는 볼 수가 없다. 밤하늘에 보이는 별 중에서는 하나의 태양이 한 개의 별로 보이는 경우도 있고, 몇 억개의 별들이 모여있지만 그 빛들이 우리 눈에는 한 개의 별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 빛나는 점 한 개는 사실 몇 천 광년의 세월을 지나 우리 눈에 닿은 것이다. 그 은하계의 몇 천, 몇 억년 전의 과거를 지금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우주를 탐구하려면 직접 가거나, 여기로 오는 빛을 연구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직접 가기에는 아직 기술 수준이 모자르다. 가장 빨리 날아가는 인공체는 보이저 2호. 그래봐야 빛의 속도에 비하면 너무 느리다. 빛에 속도에 가까운 날아가는 인공체를 만들어야 직접 탐사가 그나마 가능하다. 반면 오는 빛을 연구하기엔 블랙홀의 존재 같은 빛나지 않는 공간의 탐사가 불가하다. 지금의 수준으로는 우주의 신비에 몇 억분의 1밖에 알 수 없는 것이다.

그 수많은 별중에 아마도 지구와 같이 지능을 가진 생물이 사는 행성이 있을 것이다. 그들과 접촉하는 것은 사실 우리가 누군지 알 수 있는 기회다. 지구인의 정체성을 정립할 수 있다. 그들이 우리보다 발전해 있을 가능성도 있고 미개할 수도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 지구를 관찰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 새로운 미지의 생명과 조우하는 순간 우리의 인식세계는 한 차원 더 넓어질 것이다.

그 외계생명이 지구에서 멀리 살수록, 그 외계생명이 보내는 정보가 지구에 닿는 기간이 길어진다. 아직도 그들이 보낸 신호가 여기 지구에 오지 못했을 수도 있고, 스스로 정보를 송신할 수 있을만큼 발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 신호가 아직까지 없다고 해서 외계에 지능을 가진 생물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넓디 넓은 우주에 지능을 가진 생물이 사는 곳이 지구 하나뿐이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오만하다. 확률적으로 봤을 때, 분명히 어딘가에 우리와 다른 생명이 있을 것이다. 그 생명은 우리와는 다를 것이다.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도 우리와는 전혀 다를 것이며, 외모도, 정보를 주고 받는 방식도 다를 것이다. 그들과 만나는 순간 우리는 엄청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 망망대해에서 수많은 세월을 견뎌온 고독에 마침표는 찍을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 외계생명과 조우하기 위해서 지구는 멸망하지 않아야한다. 핵전쟁으로 인해 지구 문명이 수세기 퇴보하는 사태는 결코 막아야한다. 지구는 어마어마한 확률적인 축복을 받은 행성이다. 지구와 똑같은 환경 아래 있는 어떤 행성도 이렇게 생명이 태어나서 문명을 건설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지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스스로 자각하고 아낄 줄 알아야한다.

우주는 신비롭다. 그 신비를 하나하나씩 밝혀갈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내 생에 외계인을 볼 수 있기를 빌어본다.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조훈현은 9세때 일본인 스승의 내제자로 들어갔다. 약 10년을 같이 살면서 바둑을 배웠다. 사실 바둑을 우리나라 학원 가르치듯이 배운 적은 없다 한다. 그저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치고, 스승 자신이 바둑을 대하는 방법을 보여준 것 뿐이다. 바둑을 바둑 자체로 볼 수 있게 해줬기에 조훈현은 스승의 바둑이 아니라 자신의 바둑을 완성할 수 있었다. 조훈현은 이창호를 내제자로 들여서도 똑같이 했다. 자신의 바둑을 이식하려 하지 않았다. 이창호가 스스로의 바둑을 완성할 때까지 그저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다만 바둑의 무게에 눌리지 않도록, 자신이 바둑을 대하는 그 모습을 보여줬다. 이창호가 조훈현에게 배웠지만, 전혀 다른 바둑을 두는 까닭이다. 그리고 이창호도 고수가 됐다.

나는 고수가 되어본 적이 없다. 스스로 생각해 나만의 방법으로 경지에 오른 적이 없다. 부모의 탓일 수도 있다. 나의 어머니는 최대한 기존의 공부법을 이식하는 방법을 나에게 적용했다. 내 탓도 있다. 스스로 뭔가 해보려고 노력해본 적이 별로 없다. 고수가 되기엔 애초에 그릇이 작았을 지도 모른다. 고수의 교육법은 아무에게나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닐 게다.

케플러는 행성 궤도가 타원이라는 것을 최초로 알아낸 사람이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고정관념뿐만 아니라 행성궤도는 원이라는 고정관념까지 두 가지 커다란 압박을 인류 최초로 벗어났다. 행성을 신의 섭리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단순히 행성자체로 봤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근 10년간을 그 문제에 도전해 마침내 얻어낸 성취다. 케플러에겐 조훈현같은 선생도 없었다. 스스로 그 경지에 이르르기까지 수없이 도전하고 좌절했다. 현상을 그 자체로 직시할 수 있는 것. 위대한 성과의 시작은 거기서부터 시작하지만 그 곳까지 가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난 고수가 아니지만, 내 자식들은 고수일 수도 있다. 스스로 자신만의 경지에 도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