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조훈현은 9세때 일본인 스승의 내제자로 들어갔다. 약 10년을 같이 살면서 바둑을 배웠다. 사실 바둑을 우리나라 학원 가르치듯이 배운 적은 없다 한다. 그저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치고, 스승 자신이 바둑을 대하는 방법을 보여준 것 뿐이다. 바둑을 바둑 자체로 볼 수 있게 해줬기에 조훈현은 스승의 바둑이 아니라 자신의 바둑을 완성할 수 있었다. 조훈현은 이창호를 내제자로 들여서도 똑같이 했다. 자신의 바둑을 이식하려 하지 않았다. 이창호가 스스로의 바둑을 완성할 때까지 그저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다만 바둑의 무게에 눌리지 않도록, 자신이 바둑을 대하는 그 모습을 보여줬다. 이창호가 조훈현에게 배웠지만, 전혀 다른 바둑을 두는 까닭이다. 그리고 이창호도 고수가 됐다.

나는 고수가 되어본 적이 없다. 스스로 생각해 나만의 방법으로 경지에 오른 적이 없다. 부모의 탓일 수도 있다. 나의 어머니는 최대한 기존의 공부법을 이식하는 방법을 나에게 적용했다. 내 탓도 있다. 스스로 뭔가 해보려고 노력해본 적이 별로 없다. 고수가 되기엔 애초에 그릇이 작았을 지도 모른다. 고수의 교육법은 아무에게나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닐 게다.

케플러는 행성 궤도가 타원이라는 것을 최초로 알아낸 사람이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고정관념뿐만 아니라 행성궤도는 원이라는 고정관념까지 두 가지 커다란 압박을 인류 최초로 벗어났다. 행성을 신의 섭리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단순히 행성자체로 봤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근 10년간을 그 문제에 도전해 마침내 얻어낸 성취다. 케플러에겐 조훈현같은 선생도 없었다. 스스로 그 경지에 이르르기까지 수없이 도전하고 좌절했다. 현상을 그 자체로 직시할 수 있는 것. 위대한 성과의 시작은 거기서부터 시작하지만 그 곳까지 가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난 고수가 아니지만, 내 자식들은 고수일 수도 있다. 스스로 자신만의 경지에 도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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