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나 혼자 아니라고 할 수 있는.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 중 하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일어났다. 수업시간에 남쪽이 어디냐고 선생님이 물었다. 학교가 기역자로 생겼었는데, 2학년 교실은 동향으로 창문이 나 있었다. 순서대로 선생님이 이쪽이 남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하고 동서남북 방위로 4번을 물어봤다. 나는 그 전에 엄마한테 들어서 어디가 남쪽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방향때 손을 들라고 하다가 아무도 들지 않는 걸 보고는 움찔해서 손을 들다 말았다. 그리고 나머지 전원이 틀린 방향으로 손을 들 때 나는 손을 들지는 않았다.


나 혼자 아니라고 해서 맞출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걸 놓친 게 아직도 그렇게 기억이 난다. 내 짝꿍이 왜 남쪽 때 안들었냐고 핀잔을 주는 게 아직도 생생하다. 정답을 외쳤으면 내 인생은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내내 가지고 있었다. 아닐수도 있지만.


투자심사를 하다보면, 누가 봐도 괜찮은 분야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이 계시고, 이게 되겠어라고 생각되는 분야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 전자에 계신 분들의 투자심사는 쉽다. 시장의 성장성이나 수익성 등은 각종 리포트와 여러가지 자료들로 컨센서스가 이루어져 있으니 판단할 것은 대표의 인성, 실행력, 자본력 뿐이다. 후자의 경우가 어렵다. 왜 이런 분야에서 일을 하시는가에 대해 보통은 자기가 좋아서, 사명감으로, 남을 돕기위해 등의 이유가 나온다. 이런 분들 중에서는 소위 대박이 자주 나오지는 않는것 같다. 가끔씩 이 분야가 정말로 사업성이 좋을 수 있음을 자기만의 성찰로 제시하는 분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 분들이 실제로 사업을 크게 성공하시는 경우가 있다. 벤처투자라면, 이 분들께 투자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내 투자경력이 짧아 표본이 워낙 작긴하다.)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보고, 남들이 뭐라하던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사업이든 인생이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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