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홍준표 도지사는 무상급식을 거부했다. 선별적 복지를 통해 가난한 아이들에게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유는 세 가지인듯하다. 첫째는 가난하다고 무조건적으로 계속 도와주면 이게 당연한 것인줄 알고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 둘째는 무상으로 대규모로 지급되는 복지는 비가역적인 일이기때문에 함부로 결정하면 안된다는 것. 셋째는 가난한 이들에게만 무상으로 지급하니 당연히 재정부담이 덜하다는 것.


첫째부터 반박하자면, 가난한 부모들에게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하면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까? 급식비를 보조받는 정도면 생활이 힘든 편일텐데, 급식비를 아끼기 위해 어느 정도 선 이상으로는 일부러 돈을 안 벌려는 노력을 하지는 않을까. 생각해보면, 갑자기 생활수준이 확 좋아지지 않는다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 아이가 둘이라면 한달에 들어가는 급식비는 약 30만원정도일테다.(정확히 찾아보진 않았음). 이 돈은 무상급식을 받을 정도로 공인된 가난한 집이라면 큰 돈일 수 있다. 연봉이 올랐는데 오히려 급식비를 내야하게 되서 1년에 연봉이 갑자기 360만원이상 올라가지 않는다면 손해다. 370만원 올라가도 가정형편은 10만원밖에 좋아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차피 갑자기 급여가 올라가기 어려운 이상 오히려 생활을 좋게 하려는 데 360만원짜리 장벽을 치는 셈이다. 단지 가난하다라는 낙인을 찍는 것 만으로는 갑자기 사람들이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는 않을 것 같다.


둘째로, 비가역적이니 함부로 하면 안된다라는 말에는 그래도 해야할만 한 가치가 있는 일에는 시행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공무원 연금사태를 봐도 모두에게 무조건 주어지는 혜택은 나중에 줄이거나 없애기가 매우매우 어렵다. 당장 무상급식때문에 경상도의 어머니들이 거리에 나와서 시위하는 것을 봐도 그렇다. 그러나 무상급식은 교육의 일환이다. 우리는 현재 무상으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교육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며 이것은 부동산이나 주식, 기업에 대한 투자보다도 훨씬 값진 것이다. 나중에 우리나라가 갑자기 가난해지거나, 아이들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음식재료비가 갑자기 올라가면 이 무상급식의 대한 재원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리고 줄이거나 없애기 위한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가능성이 높지도 않을뿐더러, 있다하더라도 그것을 감당하고라도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 교육에 관한 문제기 때문이다.


셋째로, 재정부담이 줄기야 할테다. 모두에게 공짜로 주던 걸 일부에게만 공짜로 주니 말이다. 그러나, 가난을 증명하기 위해 부모들이 가지는 심적인 부담을 둘째치고, 서류떼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 발생하는 비용, 그리고 그 가난을 공식적으로 등록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들이는 시간과 인건비를 생각하면 그렇게 싸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가난하다라는 것을 친구들에게 낙인받는 아이들의 마음은 돈으로 환산될 수 없을 만큼의 큰 상처일 수 있다.


나는 보수고, 그래서 무상복지는 안 되니 무상급식하지마라고 하기엔 이 건은 단순하지가 않다. 홍준표 도지사의 큰 패착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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