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의 경쟁력

퍼드를 한 지도 560일이 지났다. 한 게임을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매일매일 하는 것은 이전에는 없던 경험이다. 게임을 오래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퍼드는 이것들을 어떻게 해결한 걸까.

1. 노 멀티 플레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남들과 싸울 수도 없고, 남들과 비교하는 시스템도 게임안에 없다. 남들과 비교하게 되면 열성유저만 남게 된다. 남들보다 경쟁에서 밀린다는 것은 기분이 좋지 않은 경험이며 이기기 위해서는 시간을 투자하거나 돈을 부어야 한다. 결국 즐기자고 시작한 게임에 나의 자원을 쏟아야 한다. 자원 투입양의 허들이 너무 높다면, 사람들은 포기한다. 퍼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어차피 나 혼자 하는 게임인 것이다. 자원 투입의 속도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사람들을 덜 지치게 했고, 롱런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2. 무적은 없다. 무쓸모도 없다.

게임을 하다보면 진성유저를 위해 더 어려운 미션이 제공되고 더 강한 캐릭터를 판다. 이 캐릭터가 판매 당시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무적이라면, 모든 컨텐츠를 소모하고 지루해진 유저는 게임을 떠난다. 그러나 퍼드에는 무적은 없다. 각자 하나의 약점을 부여한다. 스탯이 낮던가, 지속딜은 좋은데 순간딜은 부족하다던가. 언제나 내가 깨지 못하는, 그러나 곧 깰 수 있을 것 같은 미션을 항상 남겨둔 것이 퍼드의 신의 한수였다.

반면 스탯이 애매하거나 리더스킬이 애매하거나 액티브가 애매하면 패치를 해줘서 쓸만하게 만들어준다. 적어도 가차신이라면, 어딘가에는 써먹을 수 있게끔 해준다. 남들은 잘 안쓰지만 나 혼자서는 꿀빠는 경우도 많다.

3. 빠른 업데이트.

한 달이나 두 달에 한번은 대규모 업데이트와 신규 미션들이 제공된다. 예전에 강했으나 이제는 약해진 캐릭터도 강화시켜 다시 판다. 기존 미션 또한 트렌드에 맞춰 수정하여 다시 제공된다. 제작진이 어떤 방법을 쓰던 유저들의 컨텐츠 소모속도는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이다. 꾸준히, 한 달에 한 번씩은 다음 한 달을 놀만한 꺼리를 부지런히 던져주는 것. 그것도 성공요인이겠다.

4. 콜라보.

퍼드에는 헌터헌터 캐릭터도 나오고 북두신권 캐릭터도 나오고 드래곤볼 캐릭터도 나온다. 2달에 한 번 정도로 다른 문화컨텐츠와의 콜라보를 통해 이미 유저들이 알고있는 캐릭터들을 게임속으로 유입시킨다. 내 캐릭터와 손오공이 싸우는 경험, 이겨서 손오공을 직접 내 파티에 넣고 싸우는 경험. 둘 모두 아주 재밌는 경험이다.

5. No Push Message.

위와 같은 노력은 결국 제작진의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퍼드는 유저에게 푸쉬메세지를 날리지 않는다. 유저들에게 제발 이 게임 해보라고, 이벤트 여니까 와서 아이템 받아가라고 조르지 않는다. 항상 유저가 먼저 검색하고 뭐 없나 들여다보게 만든 게 가장 큰 것 같다. 유저는 항상 불려서 오는 수동적인 자세로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게임을 먼저 스스로 여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게 된다. 가끔씩 과하게 유저에게 마법석(현금)을 배포할 때도, 수 많은 캐릭터를 동시출시할 때도, 항상 제작진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안 살거면 말고. 게임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약간의 거만함.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자 내가 오랫동안 이 게임을 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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