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

21세기 자본이라는 두꺼운 책은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다. 현재 시스템상 앞으로 자본이익률 r이 성장율(임금상승률)g보다 무조건 높아질 수 밖에 없고, 부의 불평등은 영원히 계속되며 더더욱 커질 것이다. 점점 상속자산에 대한 중요성은 높아질 것이며 글로벌 부유세와 누진세가 도입되어 불평등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내 세대나 내 아래세대에서 혁명이나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피케티는 체제의 유지를 위해 고율의 상속세를 주장한다. 조금 포기해가며 받아야 체제가 오래간다는 거다. 맞는 말일 수 있다. 항상 배고픈 삶이 적어야 그 체제는 오래간다. 굶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하면 체제는 무너진다.

그러나 글로벌 부유세든 누진세든 상속세든 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법들은 여러가지로 실효성이 부족하다. 재벌들은 전부다 이것을 피해가는 편법을 알고 있다. 자식 명의로 회사를 세운 뒤 그룹의 일감을 몰아주어 회사를 키우고 번 돈으로 상속받을 주식을 사는 방법 말이다. 제일모직, 삼성에스디에스, 현대글로비스, SK C&C가 이렇게 만들어진 회사다.

재벌들에게는 자본이익률 g를 높이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 모여 전체적으로는 최악의 선택이 되는 그런 상황이다. 개개인으로서는 최대한 덜 내고 상속받는 것이 당연히 최선의 선택이나 이 선택이 오랫동안 쌓이면 비효율적인 돈의 흐름으로 경기의 침체를 가져오고 상속을 받지 못하는 자들이 느끼는 박탈감이 모여 사회 전체적인 불신이 쌓인다. 실제로 재벌들은 자식들의 회사를 키워주는 과정에서 모사의 일감, 영업마진을 떼어주기 때문에 모사의 주주들, 직원들에게는 피해를 끼친다. 자본이익률 r을 높이기 위해 임금성장율 g 에서 과실을 뺏어가는 행위다. 부당하다. 이래 저래 사회 전체적으로 최악의 수다.

세상이 불평등하다면 개인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불평등을 인정하고 자본가의 편으로 가려고 노력하거나, 노동자편에 남아서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자수성가하는 자본가는 100만명 중에 한 명정도가 나온다. 그 100만 명 중의 한 명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에 대해서는 개개인의 노력이니 차치하고, 현재 기준으로 자본가가 아니라면 적어도 재벌들이 부당하게 자본이익률 r을 올리려는 노력에는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주주총회에서 소수주주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던 언론에서 보도하는 재벌의 부당행위에 좋아요를 한 번 누르는 것같은 아주 작은 행위라도 말이다. 적어도 자본이익률 r을 올리기 위해 임금성장율 g의 영역에서 뭔가를 뺏어가는 행위에는 반대를 외쳐야 한다.

결국 체념보다는 참여, 현실보다는 이상을 외쳐야한다. 계속 현실은 원래 그런 거라고 체념하면 내 자식에게는 더 불평등한 21세기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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