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신해철이 위중하다. 수술이 뭐가 잘 못 되어 패혈증이 일어났고 현재는 혼수상태. 패혈증은 치사율이 50%. 진짜로 신해철이 죽을 수도 있다.

신해철은 내 인생에 영향을 꽤나 준사람이다. 사상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중학교 때 신해철의 라디오를 들으며 소지품검사를 했다는 사연을 읽고는 흥분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뱉어내는 모습에 반했었다. 나는 지금도 그렇고 예전에도 그렇고 생각이 바로 말로 나오지 않는다. 이 말을 하면 어떤 공격을 받을지를 가장 먼저 생각한 뒤 그 여파를 받아들일 수 있을 때만 말을 하는 편인데, 세상에 이렇게 무대뽀인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정확히는 무대뽀면서도 실력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그의 말빨이 좋았다. 동성동본 결혼을 지지하고 대마초를 지지하며 약자편에 서 있으려고 하는 자세가 좋았다. 사랑타령이 아닌 사회비판적인 가사, The Ocean에 나오는 철학적인 가사가 좋았다. 그냥, 그가 좋았다. 아마 여자였으면 빠순이가 됐을지도 모를 정도로 좋았다.

다만, 학원 광고에 나온 것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입시로 몰아가는 교육을 비판해왔으면서 갑자기 학원 광고 모델로 나왔을 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본인은 공교육을 비판햇지 사교육을 비판한 적 없다고 했지만, 어쨌든 현재 사교육은 공교육의 대체재가 아닌 입시를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닌가. 그 때 이후로는 옛날처럼 신해철을 좋아하진 않았다. 그래도 굳이 나누자면 좋아하는 사람에는 속했다.

음악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쳤다. 넥스트의 머니를 첨 들었을 때가 기억난다. 동전이 따르르릉하고 굴러가는 소리로 시작되는 흥겨운 리듬의 진행과 배금주의를 비판하는 가사는 중1이었던 나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발라드만 듣던 어린 녀석이 넥스트를 만난 이후 하드록과 헤비메탈을 좋아하게 됐다. 신해철과 넥스트의 거의 모든 앨범을 사 모았고, 콘서트도 갔다. 이번 컴백 앨범도 참 좋아했다.

마왕의 고스트 스테이션도 좀 들었었다. 파격적인 진행, 하고싶은 대로 하는 방송을 들으며 역시 신해철이란 생각을 했다. 뭔가 힘들 때면 용기를 줬다. 안되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들 때, 신해철은 정답대로 안 살아도 된다는 것을 스스로의 삶으로 증명하고 있었기에 그것을 보면서 힘이 났다.

그런 그가 위중하다니. 혹시 죽을지도 모른다니, 마음 한 켠이 먹먹하니 슬프다. 간절히 바라건대 꼭 다시 일어나기를 바란다. 계속해서 스스로의 존재로 여러사람에게 힘을 줄 수 있도록 말이다. 나를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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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신해철

  1. 신해철씨 방송에서 말씀 여러번 하셨잖아요 “내가 한말중에 사교육 반대한다는 글이 한문장이라도 있으면 가져오라” 결과적으로 볼때 이분이 말한 교육제도에 대한 비판의말들을 안티들이 새로운 문장으로 이리저리 뒤트려 뿔리고 모이고 모여서 산이 된거져. 신해철을 공격하기 위해서.. 그분이 미움을 살짖을 하신것도 사실이라.. 뭐….. 그렇지만 댁도 신해철을 좋아했다면 아실거 아닙니까.. 타협없이 신념으로만 살았던 사람이란것을.. 신해철씨 입장에서 거짖말할 이유도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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