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무엇인가 – 셀리 케이건 을 읽고.

죽음이란 무엇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이 책은, 일단 영혼이 있는가란 질문을 던진 뒤 영혼이 없다는 주장으로 시작한다. 그냥 죽으면 끝이다라는, 조금은 받아들이기 불편한 명제로 시작하여, 영생이 있는가, 있다면 행복할까. 영혼이 있다면 나라는 육신에 다른 영혼이 들면 그건 나인가 다른 사람인가. 같은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사상도 훑어보고 여러가지 사고실험을 던져, 나의 뇌가 나이며,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리고, 죽음을 부정하지 말고 받아들여 인생을 소중히 살라고 하는, 조금은 뻔한 말로 맺는 책이다.

나에게 죽음이란 무엇인가.

사춘기 때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죽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했고, 죽음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멋진 것이라는 중2스러운 생각때문이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죽음에 대한 동경은 없어졌지만, 그래도 죽음에 대한 나의 입장은 쿨했다. 누구나 죽는 것이며, 나라고 피할 수는 없고, 내 명대로 못 죽으면 조금은 억울하겠지만 운명이면 어쩌겠는가. 이게 나의 기본적인 생각이었다. 2011년 3월 대지진을 경험하기까지는.

대지진때 사무실이 흔들리고 땅이 흔들리고 건물이 흔들리는 걸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아 이제 나 죽는구나’였고 바로 따라서 든 생각이 ‘죽기 싫다’ 였다. 막상 죽는다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 결혼한지 1년도 안 됐는데. 아이도 못 낳아봤는데.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인생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 전까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돈, 명예, 사회적 지위, 남들로부터의 인정들이 나, 가족, 내가 하고싶은것보다 우선순위가 낮아졌다. 물론 여전히 돈, 명예, 사회적 지위는 중요하다. 다만, 나와 내 가족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조금씩 죽을 준비를 하게 됐다. 언제 갈지 모르는 것이니, 죽기전에 해야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예전이면 미뤄두었을 것들을 바로바로 해보고 있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생이 한 번뿐이고 100년도 안 된다는 점이 슬프긴 하지만, 그래서 하나뿐인 인생의 순간순간이 가치가 있다. 인생의 끝 죽음이 있다는 것이 삶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스티브잡스가 그러지 않았는가.

죽음이란, 어찌보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다. 단지 떠나는 순간에만 가져갈 수 있다는 조건이 있을뿐. 환생이 없어도 좋고, 내세가 없어도 좋다. 내게 주어진 이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람들 그 자체가 기적이고, 이 기적을 최대한 누리고 간다면 내 인생에 후회는 없다. 그 선물 기쁘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하루하루 살아가야겠다.

Who wants to live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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