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신 – 우노 다카시 를 읽고.

회사원이라면, 미운상사, 늦은 퇴근시간, 저축해봐야 답이 없는 쥐꼬리 월급 스트레스에 누구나 한번쯤 다 때려치고 치킨집이나 할까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다. 
누군가 잘 분석을 해주셨는데, 쉬지도 않고 죽도록 일해도 임대료, 가맹점비의 압박에 손에 남는 건 정말로 없다. 월 휴무없이, 하루 12시간씩 한 달 930마리씩 팔아봐야 매출액은 744만원, 나에게 떨어지는 건 102만원. 희망은 없어보인다. (위 슬라이드 75페이지 참조)
그래도, 잘되는 집은 잘된다. 
우리 동네에 토크라는 호프집이 있는데, 이 집 주인 아주머니가 장사를 그렇게 잘하신다. 조그맣게 투다리 가맹점을 하시다가 장사가 너무 잘되서 독립하여 자기가게를 내셨는데 10년 넘게 잘 운영된다. 나도 동네친구들과 술 마실 일이 있으면 별 생각없이 여기를 간다. 
왜냐하면, 아주머니가 나를 비롯한 내 친구들을 모두 기억해주기 때문이다. 사실 1년에 한 두번 갈까 말까인데, 이름까지는 기억 못해도 암튼 나라는 사람을 기억해주고, 살갑게 말을 붙여주시고 그렇다. 
이 집을 보면, 마케팅이라는 게 결국 손님의 입장에 서서 생각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라는 걸 느꼈는데, 일본에서 ‘장사의 신’ ‘이자카야의 전설’로 불리는 우노 다카시씨 역시 그렇더라. 고객을 지갑이 아닌 사람으로 바라보는 게 성공에 가장 큰 원동력이더라. 
몇 가지 사례를 여기다 옮겨 적어본다. 
사례#1.

장사를 한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 더워지기 시작하면 “일단 맥주부터 한잔 주세요!” 하고 들어와서는 내민 맥주를 한 번에 다 원샷해버릴 때가 있잖아. 그러면 “거, 참 시~원하게 잘 들이키시네.” 하며 한 잔을 더 내줘. 참 단순한 일 같지만, 흔히들 하는 ‘7시까지 맥주 반 값” 같은 전단을 뿌리는 것보다 이 편이 손님의 마음을 훨씬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고. 

사례#2.

좀 오래된 일인데, 간판이 없어서 티셔츠에 가게 이름을 써서 기둥에 걸어둔 6평쯤 되는 가게가 있더라고. 거기서는 요리가 나올 때까지 한 권의 앨범을 건네주곤 했어. 앨범 속에는 화장실 벽을 칠하거나 의자를 만들거나 자기들끼리 이리저리 가게를 꾸미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쭉 담겨 있었지. 그런 사진을 보면 화장실에 갔을 때마저도 손님들의 반응이 반드시 달라지기 마련이야. 가게와의 거리가 단숨에 좁혀지지. 이런 식으로 관계를 만드는 방법도 있구나, 생각했어. 

사례#3. 

나는 객 단가를 올리기 위해 ‘여성 고객의 85% 이상에게서 디저트 주문을 받자’고 노력한 적이 있어. 디저트는 표면을 살짝 그을린 푸딩이랑 아몬드 젤리를 곁들여 낸 거였는데, 한 개에 300엔이니까 디저트 주문을 한 사람 당 하나씩만 받아도 객 단가가 300엔씩 올라가는 구조지. 그때 난 기존의 디저트 구성에다 “이건 서비스에요!”라고 하면서 아이스크림을 같이 내주기로 했어. 이렇게 하면 가격은 그대론데 이득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 
여기까지만 들으면 “그게 다야?”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하지만 여기서부터가 중요해. 아이스크림을 주방에서 그냥 디저트에 올리기만 해서는 안 돼. 그런걸 가져가서 “서비스 드렸습니다.” 라고 해도 손님은 별로 이득 본 느낌을 못 받거든. 그렇게 하지 말고 말이야. 먹음직스러운 아이스크림 통을 손님 자리까지 가져가서 “서비스 드릴께요!” 라며 그 자리에서 떠주는 거야. 그러면 손님의 감동은 배가 되지. 같은 내용이라도 틀림없이 크게 횡재한 듯한 느낌이 들 거야. 

게다가 가령 여자 둘이 온 손님인데 한쪽만 디저트를 시켰다고 해 봐. 눈 앞에서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서비스로 담아주는 걸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면서 “아, 나도 그 디저트 주세요!”라고 하게 되는 거야. 

디저트를 팔 때는 무엇보다 손님과의 자연스러운 대화가 중요해. 디저트를 팔 수 있을지 없을지는 ‘디저트가 먹고 싶어질 만한 대화를 손님과 나누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야. 가장 안 좋은 경우가 “이제 슬슬 디저트 어떠세요” 같은 획일적인 판매 방식. 제발 그렇게 하지 말고 “뭐 잊어버린 거 없으세요? 역시 디저트는 꼭 먹어줘야죠!” 이런 식으로 손님한테 권해보라고. 매뉴얼이 아니라 그때그때 ‘살아있는 대화’가 주문으로 이어지는 법이야. 
마케팅의 비법이란, 손님을 ‘살아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주인 역시 ‘손님을 대접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는 게 아닐까. 한껏 꾸민 비싼 인테리어보다도, 그 가게에서만 나는 독특한 사람냄새가 손님을 불러모으는 법이다. 
장사하는 사람, 장사를 생각하는 사람,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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