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생각 – 안철수를 읽고.

12월 대선에 안철수가 나온다면, 나는 안철수를 찍는다. 정당이 없고, 정치 경험이 없고 여러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안철수의 ‘자세’가 나라의 리더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릴 적에 친구한테 게임팩을 빌려줬던 적이 있다. 며칠이 지나고, 돌려주기로 했던 기한이 지났지만 친구는 돌려주지 않았다. 몇 번 독촉을 했지만 가져오지 않았고, 결국은 내가 하교 길에 친구 집에 들러서 가져오고 말았다. 억울한 생각에 ‘야 내가 빌려주고 내가 받으러 오고 말이 안 되자나’ 라고 했지만 그 친구는 멋적게 미안하다며 웃을 뿐, 아쉬운 건 나였다.

채무-채권 관계가 재밌는 게, 돈이든 뭐든 빌리기 전에는 채무자가 정말 아쉽지만, 빌려주고 나서는 채권자가 아쉽다. 안 돌려주면 채권자만 곤란하거덩. 물론 법이랑 제도로 확실하게 채권자를 보호해주는 경우엔 다르지만, 그 이외의 경우 채권자가 무조건 불리하다. 돈 빌려주고 친구랑 멀어지는 관계가 보통 채무-채권관계가 뒤집혀서 나오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안철수는 자신이 채무자임을 이 책을 통해 확실히 선언한다. 자신의 지지율은 자신의 자산이 아니고 채무이기 때문에 함부로 쓸 수 없고, 채권자들에게 다시 한 번 허락을 받겠다는 의도로 책을 썼다. 책 내용은 그 동안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었던 내용과 많이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상식적이고 개괄적인 설명이라 이 책만 가지고 그의 정책 수준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그동안, 자신의 지지율을 자신의 자산으로 생각하고 당선 이후에는 채권자인 유권자들을 홀대했던 여느 정치인과 ‘자세’가 다르다. 20대 이후 몇 번의 선거를 치르며 때로는 자부심을 느낄만한 투표를 하고 때로는 후회할 만한 투표를 하면서 느낀 것이 정치인은 능력보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호락호락하지 않아서 능력이 없으면 일단 피선거인으로 지명되기 자체가 힘들다. 그 정도 위치까지 간 사람들이면 능력은 대개 출중하나, 그 능력을 어떻게 쓸 지에 대한 자세가 더 중요하더라.

안철수의 생각은, 자신은 채무자라는 것이고, 채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며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 생각은 옳다. 안철수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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