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면 성공한다 – 김영욱, 장준수] 를 읽고.

이 책은 간단명료해서 좋다.제목대로, 여행하면 성공한다는 얘기다.근거로, 여행을 해서 성공한 33인들의 위인들의 사례가 있고,여행을 하면 여러가지 능력들-자아 발견, 호기심, 통찰력, 열정, 자신감, 용기-이 계발되기 때문이란다.맞는 얘기다.

이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여행을 꽤나 다녔다.아버지를 따라 사우디아라비아, 나이지리아도 가 봤고, 대학 때는 유럽도 가 봤고, 친척들이 이민을 가 있는 뉴질랜드도 가 봤다. 이래저래 사고도 많이 치고 위기의 순간도 겪어가면서 한 번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나는 조금씩 여행하기 전보다 성숙해서 돌아왔었다.

업무 상 해외를 다녀 온 것도 여행으로 포함한다면, 미국은 출장 차 가봤고,가장 최근에는 파견 근무 차 일본을 다녀왔다.그리고 일본에 다녀온 경험이 나를 상당히 바꿔놨다.

2011년 3월 11일. 지진이 나던 날, 나는 요코하마에 있었다.그 순간, 살면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나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그 때의 경험이 나를 많이 바꿔놨다.

3월 12일날 일본에서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모 커뮤니티에 내가 적어놓은 글이 있는데 그걸 아래 퍼왔다. 진짜로 상당히 무서웠었구나;

나는 작년 12월부터 일본 요코하마 츠루미라는 곳에서 파견 근무 중이다. 지난 4개월간 지진을 5번은 겪은 거 같다. 
적어도 1개월에 한 번씩. 보통 지진은 길면 1분정도, 짧으면 10초 정도. 같이 일하던 일본 사람들은 이골이 나서, 지진이 오면, 
” 어이, 지진이야~ 너도 느꼈어?”
“ㅇㅇ” 
하고 다시 일한다. 
나도 처음에는 그 10초가 되게 무서웠는데, 이제는 무덤덤하다. 지진이 왔군. 
어제 4시경. 또 누군가 말했다. 
“좀 흔들리는 거 같지 않아?” 
“ㅇㅇ 좀 흔들리네. 지진인가?” 
그 때. 갑자기 건물에 전기가 나갔다. 싸이렌이 울리고, 
“긴급 지진 경보입니다. 대피해주세요” 
라고 일본어로 사내 방송이 나왔다. 캐비넷들이 덜컹 거리고, 땅이 좌우로 흔들려서 서있기가 힘들었다. 일단 책상 밑으로 숨었다. 너무 무서워서. 한 30초 간 이러다 죽겠구나 싶던데. 아무 생각도 안 났다.그러다 조금 지진이 약해졌다.  그래서 회사에 두고 다니는 여권을 가지고 외투를 챙겨서 건물 밖으로 뛰어 나왔다. 나오는데 보니깐 복도에 금이 가있더라고. 
나오자마자 한국에 전화를 했다. 아내한테 전화를 했는데, 보통 내 회사에서 받은 핸폰은 한달 3000엔밖에  충전이 안되서, 국제전화는 10분정도 밖에 못하니까. 원래 하던 것처럼 “전화해” 하고 끊었는데. 그 다음부터 전화가 안터진다. 후진 소프트 뱅크. 전화는 한 밤 9시쯤 되서야 다시 터졌다. 다행인건, 3g는 작동을 하더라고. 바이버로 전화는 잘 안됐지만, 카카오톡이랑 왓스앱은 잘 작동이 됐다. 그래도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계속 이쪽 상황을 문자로 보내서 일단 아내를 안심시켰다. 
나와보니 나같은 사람들이 먼저 많이들 나와 있었다. 다들 어찌해야되는지 모르는 채 웅성 웅성. 이 때는 그래도 가장 강렬한 지진파는 지나간 후. 회사 사람이 안내하는 대로 가장 가까운 공원으로 대피했다. 30분쯤 있었을 거다. 누군가 나와서 잠시 더 대기하라고 하더군. 그리고 한 10분 있다 그 사람이 다시 나와서 오늘은 No work이니 집으로 가라고 하더군. 윗사람이고 뭐고 너무 무서워서 인사도 안하고 일단 집에 왔다.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다. 전기가 나갔으니 손으로 장부를 적으면서 물품을 팔고 있더라고. 급한대로 물 3통 카스테라, 프링글스를 샀다. 그리고 집에 와서 캐리어에다가 대충 보이는 거 쑤셔 넣고 밖에 나왔다. 이미 거리는 대 혼란. 차라는 차는 거리로 다 나왔는데, 신호등은 전기가 나갔으니 작동하지 않는다. 교통 경찰이 수신호로 관리하지만 역부족. 오는 길에 어떤 상점에서 라디오를 틀어놧길래 좀 들었는데, 요코하마는 피난처가 요코하마 스타디움이라더군. 
여기서 요코하마를 갈라면… 츠루미-신코야스-히가시카나가와-요코하마. 지하철로 4정거장인데. 도로가 저 모양인데 택시로 가는 건 불가능해 보이고.걸어가자니, 지리를 모르겠다. 혼자 집에 도망나와버려서, 다른 회사사람들이랑은 전화기가 먹통이라 연락도 안되고. 무섭기도 하고, 뭘 어찌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요코하마 스타디움 가는 건 포기. 
날씨는 또 엄청 추웠다. 밖에 있으니 춥더라고. 그래서 내가 사는 맨션 1층에 들어가 있다가. 무서우니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더라고. 1층에 관리실에 보니 화장실이 있어서 거기 가서 일보고. 그래서 건물에 있다가 보면 20분에 한번씩 여진이 온다, 여진이 오면 무서우니까 밖에 나간다. 그러다 추우니까 건물로. 여진 나면 밖으로. 이 짓을 한 1시간 ~ 1시간 반 한거 같은데 이제 배가 고프고 힏믈더라. 일단 다시 가방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전기가 나갔으니 거리 전체가 암흑이다. 물론 내방도 암흑이다. 어디서 양초를 찾아서 양초에 불을 켜놓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여진은 계속 온다. 20분에 한번 30분에 한번. 다행히 7시 반쯤  사람들과 연락해서, 혼자 있으려니 넘 무섭고. 출장온 사람들이 묶는 호텔에는 비상전력으로 전기가 들어와 있다길래. 아까 사온 먹을 거를 가지고 거기로 가서 합류했다.
결국 9시 정도에 거리에 전기도 들어오고, 티비로 방송을 다 같이 보며 사람들과 연락도 다 되고. 전화도 되고.무서워서 잠을 과장님 방에서 같이 잤다. 
오늘 아침엔 전차가 다시 운행을 시작했다. 가게들도 대충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아 ㅅㅂ 지금 글 쓰는 이 순간에도 여진이 왔다 -_- 3월 31일에 집에 가기로 되어있는데. 무서워서 빨리 집에 가야겠다. 

꽤나 긴박하지 않은가?; 다행히도, 무사히 잘 돌아왔다. 하지만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그 순간 난 너무 억울하더라. 내가 좋아서 한 일을 하다 죽는 것도 아니고. 돈 벌러 왔다가 이렇게 죽긴 너무 억울하더라. 결혼한지 1년도 안 됐는데. 애기도 못 낳았는데.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너무 많았는데.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항상 현재에 충실하며 살자.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자.

이렇게 가치관이 바뀐 것을 참으로 다행으로 여긴다.그리고, 나는 가치관이 바뀌어서, 가치관이 바뀌기 전보다 성공할 거 같다. 뭣보다, 예전보단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 같다.

이런 가치관의 변화는 지진이 없었다면, 내가 죽을 뻔 하지 않았다면, 내가 일본에 오지 않았다면, 여행을 오지 않았다면 없었을 것이다. 여행은, 여행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결코 얻을 수 없는 그 무엇을 준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것이리라. 

여행하면 성공한다는 이 책의 주장은 몇 번을 곱씹어 봐도, 맞는 얘기다.인생은 어차피 하루하루가 여행이거든.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P.S 저자가 후배여서, 책을 사들고 가서 직접 사인을 받았다. 젊은 나이에 자기 이름을 낸 책을 내고, 자기가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전진하는 그 패기가 멋있더라. 너도 나도, 여행해서 성공하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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