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류기 – 허지웅] 을 읽고.

79년생으로 나보다 2살 위인 허지웅이라는 영화평론가 겸 기자 겸 블로거는,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정의한다. 
결혼하고 집 사고 애 놓고 뼈 빠지게 부양하며 빚 갚다가 조금 살만해지면 불륜을 저지르거나 암 걸려 뒈지는 삶. 

그래서, 허지웅이라는 사람은 저런 한심한 삶을 살지 않기 위해 어떤 선택을 했느냐.조금 덜 부유하고 조금 더 가난하게 살기로 했단다.

더 많은 돈을 갖기 위해 경쟁하지 않겠단다.가진 것들로 자신을 규정하는 일을 멈추고, 가질 수 없는 것들,혹은 가질 필요가 없는 것들을 소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 자신을 비난 하는 일을 멈추겠단다.

이런 결론이 쉽게 나온 것 같지는 않다.어느 날 갑자기 집안이 힘들어져 혼자 독립해야 했고.
오로지 자신의 글 하나만을 가지고 두 발로 서는 일이 결코 만만하진 않았던 것 같다.그래서인지 조금의 공격성이나 거칠은 면이 책에서 발견되지만, 그래도, 자기 말을 뱉은 대로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정규직을 다니지 않으면, 빨리 집을 마련하지 않으면, 외국어를 할 줄 모르면, 차를 빨리 사지 않으면,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지 않으면, 그 외에도 수 많은 ~ 않으면, 큰 일나는 줄 아는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고. 다 살아낼 수 있다고 스스의 선택으로 증명해내는 그 배포가 대단하다. 그리고 그 배포 뒤에는, 훌륭한 필력,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노력, 세상을 꿰뚫어보는 통찰력. 무엇보다, 세상에 당당히 맞서서는 용기가 있더라.

결혼하고 집 사고 애 놓고 뼈 빠지게 부양하며 빚 갚다가 조금 살만해지면 불륜을 저지르거나 암 걸려 뒈지는 삶. 

조금 극단적이긴 하나, 주위를 조금 둘러보면, 나도 아차하는 순간 이렇게 살 지도 모르겠다는 아찔함이 엄습한다. 조금씩 조금씩 세상에 나를 양보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빠져나올 수 없는 어떤 곳에 도달해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결국 내 자신의 선택이 어쩔 수 없었음을 스스로에게 이해시키면서, 지금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꼰대의 모습이 될 지도 모른다는 것. 그 생각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점점 절실히 느껴진다.

그렇기에, 세상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용기라는 것을 요새 깨닫는 중이다. 스스로 선택을 내리고, 그런 선택을 내린 깜냥이 자신의 실체라는 것을 인정할 용기. 그리고 그 용기를 지지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것이 친구던 가족이던.

매트릭스에서 네오는, 세계가 허상이고 가짜라는 걸 알아도, 편하니까, 익숙하니까, 난 세상을 바꿀 수 없으니까 파란 약을 선택하고 그냥 모든 걸 잊고 그 허구의 세계에서 살 수도 있었다. 빨간 약을 선택하면, 힘들어도 진짜 세상에 맞서야 하지만. 빨간 약을 택했으니까, 영웅이 되고 세상을 구원한 거 아니겠나.

영웅까진 안 되도, 세상을 바로 알고, 한심한 삶을 살지 않기 위해.하루하루 빨간 약을 선택할 용기는 내면서 세상에 맞서 나아가련다.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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